위저더 베이커리 의 작가 구병모와의 인터뷰

Les petits pains de la pleine lune (korean version)글로우의 도서관 »이라는 블로그의 독자들에게 작가님이 걸어온 길을 이야기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굉장히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생활을 했습니다. 일탈과 모험이 부족한 삶을 살았습니다. 가정환경이 좀 복잡했고, 그 반작용으로 더욱 남들과 똑같이 모범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학교 다니고 졸업 후엔 취직해서 회사 생활을 하고 결혼과 출산이라는 인생 사이클을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마음속은 늘 지금이 아닌 다른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고, 40년째 생각해 오고 있습니다. 소설을 쓰면서 소설 속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결국 제가 선택한 여행 방법인 것 같습니다.

 

위저드 베이커리가 하나의 아름다운 성장 소설인데요, 어디서 어떻게 이렇게 독특하면서도 잔인한 작품세계의 영감을 얻게 되었는지요?

소재와 발상은 그림형제 민담집의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로 만든 집’에 빚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나쁜 마녀가 살고 있지요. 헨젤과 그레텔은 부모에게선 버림받은, 마녀에게선 살해 위협을 당하는 가엾은 아이들입니다. 저는 유년기에 헨젤과 그레텔과 크게 다르지 않은 위협 속에서 그들과 비슷한 심정을 느꼈습니다. 그 시절의 제게는 저를 피신시켜줄 마법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소설 속 주인공에게는 잠깐이나마 그를 피신시켜줄 마법사를 선물했습니다.

 

Les petits pains de la pleine lune poche마술적이고 신기한 제과점, 이건 정말 모두가 꿈꿀만한 공간인데요… 작가님이 창조한 이 제과점에서 만약 작가님이 한 상품만을 산다면 어떤 상품을 고르시겠어요?

얼핏 꿈같은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파는 과자들은 인간의 보편적인 사회 규준에 적합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저는 예산만 넉넉하다면 호기심에 한 개씩 모든 종류를 다 털어 올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호기심, 실제로 제가 그것을 사용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읽으신 분들은 주로 학교나 회사에 대신 보낼 ‘도플갱어’가 많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옛 동화들이 작가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데 도움이 되셨는지요?

신화, 민담, 전설 등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입니다. 실제로 이후 창작한 많은 소설들에서 동화의 모티프를 변형 및 재해석했습니다.

 

Les petits pains de la pleine lune특히 어떤 동화들에서 영감을 받았는지요?

프랑스에 소개되지 않은, 2015년도 9월의 따끈따끈한 신간에서 저는  ‘동화 변형’을 전체 콘셉트로 잡고 연작소설집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안데르센 동화의 [빨간구두]와 [성냥팔이 소녀]를 재해석한 소설들이 실려 있고, 그림형제 민담집에서는 [거인의 황금 머리카락] [거위지기 소녀] [개구리 왕자] [영리한 엘제] 등을 뽑아 현대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재구성하였습니다. 역시 여러분께 친숙한 동화들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 갖고 지켜보아 주시면 언젠가 또다시 프랑스에서 출간이 가능했으면 좋겠습니다.

 

프랑스에는 현재 작가님의 두 작품 (위저드 베이커리와 아가미)만이 알려져 있는데 이외에 다른 작품들도 쓰셨는지요? 그럴경우 어떤 내용들을 이야기하는지요?

거의 매년 신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주로 사회와 인간의 병리현상과 이기주의를 풍자하거나,

부당한 사회 구조를 비판하는 리얼리즘 소설을 환상문학의 코드로 접근하여 풀어나갑니다.

 

내년 2016년 파리 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인데 혹시 작가님도 프랑스 독자들을 만나기 위해서 오시는지요?

한국의 작가가 국제도서전에 가는 경우는 보통 초청을 받아서, 이때 한국 내에서 명망 있고 전도유망하며 기존에 영미권 및 유럽권 등 외국으로의 번역 수출이 활발했는지 등이 기준이 됩니다.

저는 한국 내에서의 명성이 아직 그렇게까지 높지 않습니다. (국제도서전에 초청을 받을 자격이 아직 충분치 않은 것 같습니다^^) 독자님들께서 필립피키에 출판사에 열화와 같은 성원과 요청을 보내주시면 한국 출판사의 마음이 움직일지도 모릅니다…!!

 

다른 하실 말씀이 있다면 ?

저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인터넷 서점 외에 작은 서점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형편입니다.

그래서 서점 블로그 문화가 있고, 서점을 찾는 손님들이 꾸준히 계시다는 말씀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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